훈민정음 해례본은 조선 세종 28년(1446)에 반포된 훈민정음의 해설서로, 국어학적·역사적 가치가 매우 높은 문헌이다. 해례본은 훈민정음 창제의 원리와 사용법을 설명한 책으로, 언어학적 해석뿐 아니라 세종대왕이 훈민정음을 창제한 배경과 그 의의를 고스란히 담고 있다. 1940년 안동에서 발견된 해례본은 한문으로 기록되어 있어 당시 유학자들이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제작되었다. 이 문헌은 훈민정음 창제의 철학적, 과학적 근거를 자세히 설명하고 있어 한글의 독창성과 우수성을 입증하는 중요한 자료로 평가받는다.
해례본의 첫 번째 특징은 훈민정음의 창제 원리와 목적이 명확히 서술되어 있다는 점이다. 훈민정음은 ‘백성들이 쉽게 글을 익혀 소통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창제되었다고 적혀 있으며, 이로 인해 당시의 사회적, 정치적 필요성이 반영되었다. 또한 해례본은 한글 자음과 모음의 형성 원리를 상세히 기술하고 있는데, 자음은 발음 기관을 본떠 만들었으며, 모음은 천지인(天地人)의 삼재(三才)를 본떠 만들었다고 설명한다. 이는 훈민정음이 단순한 표기 수단이 아닌 철학적 깊이를 지닌 문자 체계라는 점을 강조한다.
두 번째로, 해례본은 훈민정음의 음운론적 분석을 제시하고 있다. 훈민정음의 자모는 28자로 구성되어 있으며, 이들의 발음 원리를 설명하고 이를 분류하는 체계를 제시한다. 특히, 초성, 중성, 종성의 구분과 함께 음절의 구조에 대한 상세한 설명이 포함되어 있다. 해례본은 훈민정음의 음운 체계가 기존 한자의 음운론과는 완전히 다르다는 점을 강조하며, 독자적인 문자 체계로서 한글의 우수성을 부각한다. 이러한 해석은 현대 국어학 연구에 있어서도 중요한 기초 자료로 활용되고 있다. 특히 음운학적 구조와 발음 체계는 후대의 언어 연구에도 지속적으로 영향을 미치고 있다.
마지막으로, 훈민정음 해례본은 연구사적으로도 많은 연구 주제를 제공하고 있다. 20세기 후반부터 훈민정음 해례본에 대한 다양한 학술 연구가 진행되었으며, 언어학, 철학, 역사학 등 여러 학문 분야에서 그 가치를 재조명하고 있다. 또한 훈민정음 해례본은 훈민정음 창제의 의도뿐 아니라 당시 사회와 문화적 배경을 이해하는 데 중요한 자료가 된다. 특히, 세종대왕의 애민 정신과 그가 지녔던 통치 철학, 그리고 그가 추구한 개방적 학문 태도를 엿볼 수 있는 중요한 문헌으로 평가된다. 이러한 연구들은 훈민정음의 역사적 가치와 함께 오늘날 한글이 가지는 문화적 위상을 더욱 공고히 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